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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kevin's 생각정리·인사이트/기술을 바라보는 시선

[기술시선]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일의 정의’를 바꾼다

by comkevin 2026. 1. 25.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일의 정의’를 바꾼다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기술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보다
기술이 “들어온다”는 이야기에서 긴장이 더 크게 느껴진다.

특히 공장과 생산 현장에서는 더 그렇다.
인공지능이 들어온다는 말은 종종
사람의 자리가 줄어든다는 말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 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생산 라인에 투입하려는 계획을 두고
노조가 강하게 반발했다는 소식을 봤다.

표면적으로는 “로봇 도입”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일자리와 합의의 문제가 한꺼번에 올라온 느낌이었다.

 

나는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질문이 조금 바뀐다.
“AI가 일자리를 빼앗을까?”보다
“AI가 들어오면 일이 어떻게 바뀔까?”가 더 정확한 질문 같아서다.

 

기술은 늘 두 가지를 동시에 만든다.
하나는 효율이고, 다른 하나는 재배치다.

예를 들어 로봇이 반복 작업을 맡으면,
사람은 그 반복에서 해방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해방”이 아니라 “이동”이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일이 이동하는 순간이 온다.

 

문제는 이동이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훈련이 필요하고, 역할이 재정의되어야 하고,
업무의 경계가 다시 그려져야 한다.

그 과정이 준비되지 않으면,
기술의 도입은 “혁신”이 아니라 “충격”이 된다.

 

그래서 노조와의 갈등이 생긴다는 건, 나쁘기만 한 신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 갈등은 “기술이 현실로 들어오는 문턱”에서 발생하는
필수적인 마찰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마찰을 “막느냐/뚫느냐”로만 보지 않는 것이다.
‘어떤 합의로’ 넘어갈 것인가가 핵심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AI와 일자리’ 논쟁이 늘 같은 함정에 빠진다고 느낀다.
너무 빨리 결론부터 말한다.

“대체된다” 혹은 “새로 생긴다” 같은 결론은 쉽다.
하지만 현실은 그 사이에 있다.

 

현장에서는 대부분 이렇게 바뀐다.
① 일부 작업은 자동화되고
② 일부 작업은 감시/품질/안전 쪽으로 이동하고
③ 일부 작업은 ‘설명/운영/정비’ 같은 보이지 않는 업무가 늘어난다

 

즉, 사람은 사라지기보다 사람이 해야만 하는 영역으로 밀려난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은 더 현실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 기술 도입이 줄이는 일은 무엇인가
  • 기술 도입이 늘리는 일은 무엇인가
  • 그 변화의 비용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감당할 것인가

이 질문을 건너뛰면, AI는 생산성을 올려도 현장은 불안해진다.

 

그래서 나는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문장을 들으면
항상 그 뒤를 붙여서 생각한다.

“AI가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준비 없는 도입이 일자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기술이 들어오는 속도보다
합의와 재설계의 속도가 느릴 때,
갈등은 더 커진다.

 

여기까지 적고 나니, 또 하나가 떠오른다.
기술이 바뀌면, 결국 “교육”이 바뀐다.

이제는 한 번 배운 스킬을 오래 쓰기보다
역할이 바뀔 때 다시 배우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는 쪽으로.

 

오늘의 생각
AI는 사람을 없애기보다, ‘일’의 모양을 바꾼다.
그리고 갈등은 그 변화가 현실로 들어오는 신호일 수 있다.
핵심은 기술보다 먼저, 일의 재정의와 합의다.

오늘은 이 생각을 여기까지 적어본다.

 

이 관점은, LLM·RAG·파인튜닝 같은 기술을 “기능”이 아니라 조직의 업무와 역할을 어떻게 바꾸는가로 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