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 코딩(Vibe Coding), 값(Cost)과 책임(Accountability)의 재배치
요즘 유튜브를 보면 “바이브 코딩으로 이틀 만에 서비스 런칭” 같은 영상이 정말 많다.
그리고 그 다음 문장이 거의 항상 따라온다. “비용도 엄청 싸게 끝냈다.”
왜 우리는 속도를 보면서 동시에 불안을 느낄까?
내가 불안해하는 지점은 기술이 아니라 “가격과 책임이 이동하는 방식”이다.
예전에는 개발비가 비싸면 “그만큼 만들기 어렵다”는 신호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만드는 행위” 자체가 빨라지면서, 가격의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
웹/앱 개발자 관점에서는 이 변화가 자연스럽다.
AI가 초안을 만들고, 팀은 빠르게 배포하고, 문제를 발견하면 고치면 된다.
반대로 임베디드/펌웨어는 실패 비용이 다르게 온다.
하드웨어 제약, 실시간성, 디버깅 비용, 배포 후 수정 난이도가 “가격”을 바닥부터 바꿔놓는다.
그래서 내 머릿속에 남는 핵심 키워드는 이것이었다.
검증 비용 이라는 말이 계속 머리에 남았다.
바이브 코딩은 개발의 “작성 비용”을 내리지만, “검증 비용”까지 자동으로 내려주진 않는다.
그리고 많은 가격 파괴는 그 검증 비용을 누군가가 나중에 떠안는 방식으로 발생한다.
그때 깨달았다.
문제는 바이브 코딩이 아니라, 가치의 기준이 ‘작성’에서 ‘운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AI면 다 싸게 되는 거 아니야?”라고 묻는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싼 개발의 대가를, 누가 언제 지불하는가?”
- 속도 vs 신뢰
- 초기 비용 vs 운영 비용
- 유행 vs 지속 가능성
바이브 코딩의 긍정적인 면은 분명하다.
초안 생성, 반복 작업 자동화, 문서/테스트 뼈대, 프로토타이핑 같은 영역에서는 생산성이 체감으로 올라간다.
특히 웹/앱에서는 UI 구성, CRUD 뼈대, 테스트/문서 자동화가 “바로 돈”이 된다.
팀이 CI/CD·리뷰·관측(로그/알람)을 갖췄다면, 속도가 품질을 삼키지 않고 흡수된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같이 커진다.
겉보기로 돌아가는 코드가 늘어날수록, 보안/권한/데이터 처리/모니터링 같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 빈약해지기 쉽다.
또 하나의 부작용은 “사람의 손 감각”이 늦게 발견되는 방식으로 사라진다는 점이다.
AI가 만든 코드를 ‘이해’하는 시간이 줄면, 디버깅과 운영 판단에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최근에는 바이브 코딩 이후 “문제가 생겨 결국 사람이 다시 투입되는” 사례가 자주 회자된다.
초안은 빨리 나오지만, 운영 단계에서 버그·성능·보안 이슈가 터지면 누군가는 그 코드를 해석하고 구조를 정리해야 한다.
이때 투입되는 사람들이 일종의 “폭탄물 처리반(bomb squad)”처럼 불리기도 한다.
AI가 만들어낸 코드의 의도를 역추적하고, 위험 구간을 격리하고, 리팩토링으로 구조를 다시 세우는 ‘수습 비용’이 뒤늦게 발생하는 것이다.
이 비유가 설득력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이브 코딩이 작성 비용을 낮추는 만큼, 어떤 프로젝트에서는 디버깅/운영 수습 비용이 더 앞당겨져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논쟁의 초점도 바뀌고 있다.
이제는 “AI로 코드를 만들 수 있나”가 아니라, “AI가 만든 코드를 어떤 절차로 통제하고 운영할 건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됐다.
해외에서도 이 흐름은 이미 “논쟁이 끝난 주제”에 가깝다.
핵심은 “쓸 거냐 말 거냐”가 아니라, “어디까지 맡기고 어떻게 통제할 거냐”로 옮겨갔다.
한쪽에서는 AI 코딩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큰 전환점이라고 말하고,
다른 쪽에서는 “프로토타입은 쉬워졌지만 유지보수와 실수의 비용은 그대로”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경쟁은 더 직접적이다.
일론 머스크(Elon Musk)처럼 ‘에이전트형 코딩’에 힘을 싣는 흐름까지 더해지면서, 개발 단가를 밀어내는 압력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초저가 개발”을 보는 시선은 갈린다.
우려는 “가격이 무너지는 게 아니라 책임이 빠진 견적이 시장을 어지럽힌다”는 쪽이다.
반대로 시대 흐름이라는 시선도 있다.
개발이 더 많은 사람에게 열리고, 작은 팀이 큰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비용이 내려가면서 산업의 속도가 올라간다는 주장이다.
내 기준에서는 둘 다 맞다.
단, 그 둘의 경계는 “가격”이 아니라 프로덕션 정의를 계약과 프로세스로 고정했는지에 달려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바이브 코딩으로 싸게 만들자”가 아니라, “싸게 만들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리하자”가 정답에 가깝다.
나는 실무에서 개발을 두 개의 트랙으로 나누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본다.
첫째, Prototype 트랙은 속도를 최우선으로 둔다.
대신 “폐기 가능”을 전제로 하고, 보안/운영은 최소선만 지킨다.
둘째, Production 트랙은 ‘검증과 운영’을 비용 항목으로 명시한다.
테스트 기준, 배포/롤백, 관측(로그·알람), 권한/데이터 정책, 장애 대응 책임이 가격에 포함돼야 한다.
이렇게 분리하면 가격 파괴를 막는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도 무너지지 않는 경계”를 만들 수 있다.
결국 바이브 코딩은 개발비를 무너뜨리는 도구가 아니라, 개발비의 구성요소를 “작성”에서 “검증·운영·책임”으로 재배치하는 도구가 된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고 나니, 한 가지가 궁금해졌다.
당신은 바이브 코딩을 도입할 때 “속도”와 “책임” 중 무엇을 먼저 설계하고 있을까?
오늘의 생각
바이브 코딩 시대에 싸게 만드는 건 가능해도, 싸게 운영하는 건 설계 없이는 불가능하다.
핵심은 검증 비용이다.
오늘 바이브 코딩(Vibe Coding)에 대한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기까지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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